93,4년쯤에 처음 본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감독의 '드라큘라'는 브람스토커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흡혈귀 영화인데


루마니아의 드라큘라라는 고유명사(His Name)를 가진 사람.
신의 이름을 건 전쟁(십자군)때문에 자신의 성을 비운 사이
잘못된 전사 소식으로 아내(위노나 라이더)가 자살.
자살한 아내의 영혼은 신의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신에 대한 배신감과 절망·증오로 드라큘라 그 자신, 신을 버리고 흡혈귀가 된다.

수세기 후 런던에서 그의 아내가 환생한 사실을 알게 된 드라큘라는 그녀를 다시 자기 곁으로 데려 오려고 하고
뱀파이어 헌터(안소니 홉킨스) 와의 대결 끝에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라서
다시 전생의 그의 아내를 통해 신에게 구원을 받는다.




당시에는 그냥그냥 봤지만 지금 따지고보면 캐스팅도 대단하다.

드라큘라백작-게리올드만
수백년 전의 아내-위노나 라이더
현재 위노나 라이더의 남편- 키아누 리브스(영화 '스피드' 찍기 전이다!!)
키아누 리브스가 억류돼 있던 성에 사는 드라큘라의 부하 마녀 중 하나-모니카 벨루치
뱀파이어헌터-안소니 홉킨스




영화 자체가 상당히...힘이 있고 뭔가 퇴폐적인 와일드함이 느껴졌는데
특히, 초반부에 아내가 자신의 전사오보에 자살하고 신에게 분노하게 되기까지의 장면은
어릴때 처음 볼 땐 (미성년자에게도 관람불가 영화를 마음껏 빌려주던 비디오가게 만세!!)'장엄하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는데
막상 15년 가량이 지난 지금 그 장면을 다시 보니..
오히려 드라마시티 '변신'에서  악마 루이의 탄생 부분 이 바로 연상된다..;;


고전적인 뱀파이어 퇴치법(심장에 말뚝을 박고 목을 잘라내 버려야..ㄷㄷㄷ)이라든가
귀신같은 변신(드라큘라는 늑대같은 짐승이나 공기같은 걸로도 변신을 한다)
뱀파이어가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 자기가 사는 곳의 흙이 꼭 필요하다든가
그런 부분이 영화 안에서 세세하게 나오는 걸 2008년인 지금 보고 있다보면
'이런게 바로 고전적인 디테일(?)이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마지막에는 결국 다시 신에게 구원받는 드라큘라백작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선지
대학시절, 당시 유행하던 '유럽 주요 도시 발만 찍고 오기'를 할 때 들렀던 어떤 성당에서 
빛이 내리쬐는 제단을 보곤 '유럽 놀러와서 뭔가 '성령'이라도 맞이하는 건 아닌가' 라는 망상에 잠시 사로잡히기도 했다. =_=
유럽의 성당에는 천장이 유리로 돼 있어서, 어느 순간 내가 서 있는 어두운 곳이 햇빛때문에 갑자기 환하게 밝아지거나 하는..
그런 부분이 있다. 무슨 제단같은 곳인데...
영화에서도 드라큘라의 최후 때, 그런 곳에 쓰러진 드라큘라의 얼굴위로 비치던 강렬한 빛이 바로 신이 보내는 구원의 메세지였을것이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는 고등학교 때 처음 봤었다.

이 영화는 처음에 톰 크루즈가 뱀파이어 역을 한다는 것에서부터 뭔가 코메디라고 생각했다.
톰 크루즈의 건강한 외모에서 창백한 아름다움의 흡혈귀를 만들어 낸다니...




하지만 레스타트 역을 연기하던 그는 너무 멋졌고..









그리고 루이로 분한 브래드 피트는 더 더 멋있었고..







그래서 알만드역의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오히려 평범해 보이는 그냥 뱀파이어.






영화는 탑건의 건강무쌍한 젊은이가 뱀파이어 가면을 쓰고 연기하는 코메디(ㅋ)가 결코 아니라
뭔가 탐미적인 영화인지라..
고등학교 3학년 때..
공부하느라 한창 바쁘던 그 시절..
내 바로 뒷자리에 앉아있던 '그때 그친구'는..
뒤늦게 이 영화에 완전히 빠져서..
레스타트, 루이, 아르망(영화에선 알만드라고 돼 있는데 어찌된 건지 친구가 계속 '아르망 아르망'이라고 했다. 프랑스인인가..a)을
그림으로 그리고 또 그려보고..
책과 영화에서 메꿔지지 않은 이 뱀파이어들 이야기를
자기 상상으로 채워서 나에게 말하고 또 말하고...

그친구가 그 세부적인 부분들에 대해 더 이야기 하고 상상하고 싶어할만큼
영화는 뱀파이어에 대한 일반 사람들,
그러니깐 이야기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환타지를 충족시켜주는 그런 내용들이다.
뱀파이어 집단...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들의 여러가지.. 
따지고 보면 존재 하지 않는 것(뱀파이어)에 인격(뱀파이어의 특성)을 부여하는 과정이기도 한 거지만.
아무튼 이야기로서는 충분히 아름답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햇빛을 볼 수 없는 뱀파이어 루이스가 기술의 힘(영화관)으로 태양을 보게 된 것에 감격하던 부분과
어린이는 뱀파이어 동료로 함께 할 수 없다는 규칙 때문에 결국 햇빛아래 떠밀려져 죽는 커스틴 던스트..
(단순히 저런 이유가 아니라 알고보니 뭔가 다른 음모 때문에 살해당한 거였다.. )



즉, 이 영화에서는 어린 커스틴 던스트를 볼 수 있다.




당시, 어른 표정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라는 묘한 분위기때문에
'혹시 이 배우는.. 원래 성인인데 체격이 작다거나 뭔가 질병때문에 못 자라는 사람이거나 그런게 아닐까?' 라고까지 생각했다.
이 영화 이후 '작은 아씨들' '쥬만지' '브링잇 온'등에서는 자신의 나이로 보이는 평범한 얼굴을 계속 보여줬지만
이 영화에서 만큼은
루이스(브래드피트)를 사랑하는 어린 뱀파이어..외모만 어린이인 뱀파이어..
그 특별한 어른아이의 역할을..
정말 멋있게 해냈다.
커스틴 던스트의 어른아이같은 표정은 '태양의 제국'에 나온 크리스챤베일과도 뭔가 닮은 것 같다.
어른 얼굴이 보인다는 점에서, 둘다 비슷하게 인상적인 아역배우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얼마전에 스웨덴 영화 '렛미인'이 개봉했다.

영화 본 직후의 느낌은..
'아.. 이제는 인간이 돼 버린 뱀파이어구나'
물론 그들 역시 인간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소년이 뱀파이어 소녀를 자기 세계로 들이는 것.
소설 '시귀'에도 그렇게 허락을 얻어야만 다른 사람의 집으로 침입해 갈 수 있는 그런 좀비같은 것이 나온다.
그러니까 길에서 만난 아무한테나 '우리집에 와도 된다'라고 말하는 건 위험한 일.
'그런 허락은 뭔가 나쁜 기운을 집안에 들이는 것일 수도 있다'는 심령적인 인식역시 꽤 퍼져 있는 것 같다.

이 동화같은 이야기는 ..
영화 중간에 뱀파이어 소녀에게 흡혈당한 후 뱀파이어가 될 뻔 하다가 죽는 여자가 주변의 친구들에게
'그 소녀에게 뭔가를 옮았어'라고 말하는 것처럼
흡혈귀 또한 그저 무슨 바이러스같은 걸로 옮아서 되는 것..
이라는 인식을 무심코 흘리면서
그렇게 현실의, 현대인의 옷을 입고 있다.



괴물인 흡혈귀가 아니라 그냥 외로운 내 세계의 구원.
내 세계에 들어올 것을 허락할 수 있는 친구..
이게 2008년의 흡혈귀 영화다.











근데..
Ma History햇수를 따져보면 1990년대 초반이란 꽤 옛날이지만
객관적으로는 겨우 20여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에
중세의 흡혈귀, 근대의 흡혈귀, 현대의 흡혈귀가 모두 다 나와 버린 듯한..
마치 영화만으로는 이미 뱀파이어 자기들만의 역사가 이뤄져 와 버린듯한 이상한 분위기...

이런 느낌을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건지 ㅎ


Posted by Nav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