돝섬 국화 축제

나가요~ 2008. 11. 17. 06:43
돝섬에서 국화 축제라니...
몰랐는데 시작한 지 벌써 10년 가까이 돼 간다고 한다.

돝섬은...
중학교 때 소풍간다고 딱 한번 가 본적이 있는데
그나마도, 돝섬 도착해서 진입로를 타고 올라가는 길에 있던 조류사에서 풍기던 악취..
그  악취때문에 막연히 볼거 없이 지저분하기만 한 곳 이라는 느낌을 가지고
다시는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가을.. 국화..


마산에도 여객선을 탈 수 있는 터미널이 있다.
응? 마산에 바다도 있었던가? 라고 묻는다면;;
언젠가 문득 시내에서 '시모노세키=이름이 정말 흉악해.... 새키라니;;' 어쩌구 라는 도로표지판을 보고
'아니, 마산에서 시모노세키까지 가는 여객선이 있었던 거야??'라고 흥분했던 적도 있는데 현실은
....'그런게 있을 리가 없잖아'
여객선이 아닌 그냥 다른 용도의 '마산-시모노세키'연계 배편이 있는 것 같다.



돝섬이라는 이름은.. '도야지' 그러니깐 '돼지섬'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거라고 하는데
위에서 보이는대로 돼지보다는 '거북이'와 닮은 섬이다.
배를 타고 5분정도만 가면 금방 닿는 섬.



'제8회 마산 가고파 국화축제'라고 돼 있듯이..
2000년 무렵부터 벌써 시작돼 온 축제인 거다.
국화 축제...




중학생 때의 아련한 기억으로는 분명, 코를 막고 지나가던 길이었는데
뜻밖에 깨끗한 분위기..
그리고 노란 국화..



길따라 나 있는 상점들을 지나고 나니 문득 저런게 보였다.
'헛!! 돝섬에서 목욕도 할 수 있었던 건가???!!!'



이 조그만 섬에서 '행사장'이라고 할 만한 건 없으리라 생각하고 발길 닿는 대로 걷다보니
결국 섬을 한바퀴 돌게 됐다.
목욕탕도 있었지만, 모르긴 몰라도 숙박시설도 있을 것 같은 분위기..



마산만은... 바다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다.
여기서 떨어지면 빠져죽을만큼 바다가 많이 깊을까..?
창원공단과 수출자유지역 쪽으로 해서 큰 배가 많이 지나다니는 분명한 '바다'이기는 한데...




돝섬 해안(??) 산책로를 따라 빙 둘러가면서 구경하다보니 마산 시내가 꽤 멀어 보인다.
뭍까지 배로 5분인데...
육지에서 볼 때는 비좁아 보이던 마산만 앞바다가 생각보다는 넓었나보다.

그러고보면 떠오르는 기억 하나.

예전에 마산에서 살던 곳은 무학산 바로 밑 동네였는데
아침이면 뱃고동소리가 '뚜~~~'하고 들리곤 했다.
창 바로 밖에서 울리는 듯한 뱃고동 소리는 
비몽사몽간에 마치 바닷가 어촌마을에 와 있다는 그런 기분이 들게도 할 정도였는데




막상 현실은 이렇다.


간략한 모식도를 보면 상당히 먼 거리임에 분명한데도
근데도 뱃고동 소리는 마치 아침에 마을에 울리는 교회 종소리처럼 도시 곳곳에 울려퍼졌던 것이다.
도시 곳곳?
도시 곳곳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말했듯이 내가 살던 곳은 산 바로 아래였고 그래서 중간에 걸릴 것 없이 소리가 쉽게 부딪쳐 올 수 있어서
그래서 뚜~~~ 소리가 마치 바로 문밖에서 울리듯 크게 울렸던 걸 수도 있겠다.



즉, 돝섬정도 위치에서 뚜~~~ 소리가 울리면 저기 위에 산 밑자락에까지 뚜~~~ 소리가 들린다는 거..




섬을 한 바퀴나 돌고나서 겨우 길을 찾아냈다.
행사장..이라고 할 것 까진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꾸며 놓은걸 보니 즐거워진다.



어린이들이 소 등에 타고 사진 찍고 있는 걸 보고 급 부러워진 어떤 언니가..
자기도 소 등에 올라타려다가


'그러다가 우리 소 허리 부러지겠어요!!!'라고 기겁을 하는 소먹이 소년때문에
그냥 소 옆에 붙어서 겨우 한장 찍었다 ㅋ
 




김기덕 감독의 영화 '숨'에 보면..
여주인공이 계절별로 테마쇼(?)를 펼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가을의 테마송(?)이 김상희의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이다.
사실 나도 국화축제에 대한 얘기를 듣기 전까지는 가을의 꽃=코스모스..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여기, 국화의 위세앞에 코스모스는 그저 소박하게 가라앉아 있다.




꽃, 바람, 햇살 그리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덩달아 즐거워 진다.




'뛰지말라'고 돼 있는 다리에서 무개념 어린이가 다리 무너져라 뛰어도
여유있게 바라보며 웃을 수 있는 즐거움 ㅎㅎ





두시간 가량이면 대충 다 돌아보고 나올 수 있다.




가을 국화들 사이에 크리스마스꽃이 끼어 있다.



가고파랜드..
학창시절에 이런데 와서 데이트같은 거라도 해봤다면 좋았을텐데(다시 가고파, 우왕~♥)
첫 인상(조류사에서 풍기던 악취)이 너무 나빠서 다신 오고 싶지 않았던 게 문제였지.




갈매기도 날아다니는 바다의 도시 마산!!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돝섬말고 다른 노선은 더 없는지 확인 못해봤다.
아마도 다른 노선 같은 건 없을 듯...
인근의 통영,거제,부산 쪽으로는 주변에 섬이 많아선지 연안여객선 노선이 꽤 많은 거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산은 바다를 끼고 있다는 느낌이 별로 안든다..



여객터미널 밖으로 나오니 국화를 팔고 있는 분들이 많다.
꽃을 보고 꽃같은 맘이 돼서 나온 사람들이 기분 좋게 꽃을 사가는 모습도 역시
즐거워..

Posted by N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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