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말 대학교수들이 정한 올해의 한자성어는 密雲不雨 였습니다.
구름은 잔뜩 끼었는데도 비는 내리지 않는 아주 불편한 날씨를 뜻한다고도 하고
출전은 주역 소과괘의 육오 효사에서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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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당시의 갑갑한 정치적 상황때문에 선택된 한자성어라지만
택도 안되게 잘 쓰지도 않는 한자성어를 골랐다고
당시 저 말을 고른 교수들에 대해 핀잔을 주는 언론도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역시 그때 욕하면서 외워뒀더니 쓸만한 때가 있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얼마전 '울음요법'에 대한 기사를 봤습니다.
'언제는 무조건 웃으라더니 이제는 울란 말이냐, 도무지 갈피를 못 잡겠다!'
이런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긴 했지만
실제로 울고 나면
가슴의 응어리가 풀리고 머리가 맑아진다는 등의 체험기(?)외에
피부까지 좋아진다고 하니 뭔가 좋긴 좋은가 봐요.

생각을 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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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스트레스들이 구름처럼 몰렸는데
비는 내리지 않고 머리에 꽉 차 있습니다.
그래서 하늘아래 동네의 날씨는 엉망이겠죠.
불쾌지수 상승...


이렇게 힘들 때 그냥 울어줘 버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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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무거운 구름이 비가 되어 내려버리면


그럼 흐렸던 하늘이 개고 맑은 날씨가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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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동안은 좀 소란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눈물을 따라 조금전까지 뇌수(;;;)속에 녹아있던 불편한 기억들이 다 빠져 나가면..
그러면 몸은 그만큼 더 가벼워지잖아요.

한꺼번에 다 울 필요도 없습니다.
일단 비를 좀 뿌리고
조금 있다가 다시 생각나면.. 그러니까 또 갑갑해지면 다시 비로 뿌려버리고
또 마음이 아프면 다시 비를 뿌리고.. 서러우면 소리질러 울어버립니다.
마치 소나기 내리듯 말이에요.
변덕스런 여름날씨처럼 말입니다.


계속 그러다보면 밀운불우, 불청불우 보기싫은 글자만큼 맑지 않던 내 마음도 조금씩 개겠죠?
어쩌면 아픈 기억까지 모두 다 흘러나가 버릴수도 있고...
밀운불우에는 울면됩니다.
답답하면 울면 돼요.
네..




그런데..
고양이들은 울지를 못합니다.
눈물을 흘릴수가 없어요.

야생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만화 '유리가면'에서 늑대소녀 역할을 준비하던 마야가 산속에서 늑대소녀의 얼굴을 잡아내죠
마야가 포착한 늑대소녀의 얼굴은 '무표정'입니다.

즉, 야생에서의 고양이들은 아마도 울 일이 별로 없나 봅니다.
그래서 눈물 흘릴 필요가 없도록 진화된거라고 믿고 있어요.
그들은 원래 무표정 시크 고양이들이니까..

하지만 희노애락 인간들이랑 살면서 고양이들도 분명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겠죠..
그렇다면 밀운불우 고양이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울수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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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말입니다,
이왕 고양이를 옆에 붙들어두고 살기로 결심했다면, 현재 함께 살고 있다면,
녀석들을 슬프게 하지 마세요
녀석들이 행여 밀운불우 갑갑해서 목까지 차오른다 한들 대체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사람처럼 울지도 못하는데...


아...
넬의 '고양이'라는 노래 참 좋았습니다

한 번 쯤은 편히 울어 볼 수 있게~♬
내가 비가 될 수 있음 좋을텐데~♬

네...
Posted by N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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