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종류의 일이든.. 놓쳐서는 안 될 어떤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스파게티..
아무리 입맛에 맞는 소스나 양념으로 맛을 낸 스파게티라 해도
겉만 살짝 익은 꼬들면발(?)이 아니라 푹 퍼진 면발이면 그건 스파게티가 아니라 잡채다 ㅡ_ㅡ
스파게티를 먹는다기보다는 단순히 양념맛을 즐기는 게 되는 거라고 할까.

수영..
착실하게 동작(특히 팔동작)에만 집착하다보면
아무리 수영을 해도 물개처럼 미끈한 몸매가 되지는 않고 어깨만 시원하게 넓어진다 ㅡ_ㅡ
사실 물고기들의 유선형 몸통이 움직이는 모습에
물을 휘젓는 프로펠러이미지 따위는 없는데도 앞으로 나가려는 기세가 강하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수영할 때도 어디까지나 몸의 세로 방향 근육이 쭉 뻗어주는 걸 항상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물론 물장구도 좀 필요하긴 하겠지만.

댄스스포츠..
현란한 춤사위와 스텝에만 눈이 멀어 있는 건 입문과정까지만.
댄서 한 사람만 놓고 봤을 때 '스텝 바이 스텝'의 기본에너지는
어디까지나 허벅지 안쪽근육에서 나와줘야 한다.
만약 춤을 출수록 다리가 점점 우람해진다면, 백날 춤춰봐야 달리기로 하체 다지는 것과 다를 게 없지 ㅡ_ㅡ


해금처럼 활로 소리를 내야 하는 찰현악기..
그래, 정말 좋은 소리가 어떤건지는 나.. 사실 전혀 모른다 ㅡ_ㅡ
하지만 맨 처음에, 아무리 해도 좀 맑은소리 비슷한 걸 내는 것 조차 제대로 안된다면
그때는 어거지로 줄을 마찰시키는 것만 신경쓰지 말고
어깨힘부터 빼고 활질 한번 해보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왜 사람은 뭔가를 배울 때 이상한 군더더기가 더 많이 붙어버리게 되는 걸까?
동물들 움직임을 보면..
정말 산뜻한데.

치타
..
어린 치타가 처음 달릴 때 달리기의 ABC같은게 있어서 그걸 익히는 건 아닌데도
그래도 쓸데없는 군더더기동작의 방해 없이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최상의 달리기가 나오잖아.
애초, 달리기의 ABC와 같은 표면적인 걸 익히려 애쓰지 않고 치타의 본성을 그대로 발휘하기 때문에 
그래서 더 가능한 일일지도..


쿵푸팬더의 주요 캐릭터들도
기본적으로는 그 동물의 최선의 동작을 필살기로 엮었다.
당랑권 사마귀라든가 루시리우 뱀이라든가... 또 뭐가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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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 희동이들의 이웃인 고양이과 동물들..타이그리스나 타이렁의 경우
앞발로 싸우는 고양이과의 동물들이라는 특징을 살려서
주로 팔을 사용하는 쿵푸를 보여준 것도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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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주인공인 ..
푸가 그 짧은 시간에 용의 전사(용의 전사..맞나? aaa)로 재탄생(ㅋ)하는 거..
뭐 이상한 동작들을 배우는 거 보다는
푸의 천성에서 기술(?)을 이끌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무렴..
무술의 ABC방식을 적용하는 훈련으로 몸에 대한 열등감을 조장하는 것만 가지고는
그 짧은 시간에 용의 전사로 탈바꿈될 순 없겠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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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부터 격투기를 하나 배워볼까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이 책을 보게 됐다. 3년전에 출판된 책인데..

요즘 하도 제목으로 낚는 책들이 많아서
(예를 들어 '조선의 영혼을 훔친 노래들'이라는 서정적인 제목의 책은 완전 고등학교 문학 참고서 .. 제발 낚시질은 이제 좀 그만!!)
사실 별로 기대도 안 하고 며칠간 집에 또 방치해 뒀었는데..


보통 '무술'이나 '요가'같은 거 하는 사람들의 글에서 은연중에 묻어나는
'나는 다 알거든'이라는 느낌의 오만함이 섞여있는 고담준론이 아니고
워낙에 챕터 하나하나가 모두 저자의 경험과 고민이 그대로 반영된 진솔한 내용이라서
그래서 글 자체가 참 건강하게 보인다.
상식선에서 수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무술과 관련된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한 믿음은 놓치지 않은..

한편으로 그런 건전한 상식과 성실한 믿음과 명확한 표현이 너무 부럽기도 했다.
'나도 내가 알고있고, 알아가고 싶은 것들에 대해 이렇게 명료하게 표현하고 싶은데..'라는 부러움이 솟아나네 ㅎㅎ

공감가는 좋은 내용이 너무너무 많은 책이었지만
책 내용중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의념'이라는 문제와 관련해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물이 든 컵을 흔들면 컵 속에서 물은 이리 저리 움직이지만 겉에서 보면 여전히 그저 물컵일 뿐'이란 말.
요 근래 내 몸이라는 컵속에 들어있는 물이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개개인이 자기 몸과 나누는 대화는 상당히 주관적 경험이지만
위의 '흔들리는 물컵 속의 물'이라는 표현이
그런 주관적인 개인경험을 객관화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느낌이랄까?
 





어떤 사람은
'내가 느낀 그 음악의 여운을 함께 그 음악을 들은 사람이 못 느꼈다는 사실을 알게된 순간 깊은 고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사람↑ 표현대로라면 난 이렇게 말해야 겠다.
"요 몇년 동안 내 몸이 표현하는 언어를 나 혼자 고독하게 씹고 있었는데
책을 읽는 동안은 같은 언어를 말하는 사람을 만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너무너무 따뜻했어요~"

이 말을 보고 혹시..
'책 내용이 맘에 드니깐 이제서야 니 생각도 그랬다고 뻥치는 거 아니야?'라고 비판한다면
뭐 달리 할 말은 없지만 ㅎ

저자의 개인 홈페이지도 방문해 봤는데
책을 쓴 후 3년 후인 지금의 글에서는
'이것저것 무술의 종류는 많지만 그래도 포인트는 '단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돼 있네.


좋아..
좋다구요..

글 잘 읽었습니다 ^^
Posted by N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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