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숲 속의..

etc... 2008. 5. 12. 02:19



옛날에 오비디우스에서 본 어떤 얼빠진 여자 이야기는 참..
안타깝다.
제우스인지 아폴로인지 큐피트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아무튼 그 중에 어떤 신..
그 신이 허락한 한가지 소원에 대해 '불멸'이라고 밖에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사의 생명은 얻었지만 불로의 젊음은 얻지 못해서
끝없이, 불멸의 시간이란 끝이 없는 거니깐 정말 끝없이 계속 늙어간 어떤 여자 이야긴데..
그 여자 이름이 생각이 안난다;;


그에 비해 '잠자는 숲속의 미녀'이야기는 훨씬 융통성 있다.

아기의 탄생 축하연에 초대받지 못한 마법사가
그 아기에게 16세까지 밖에 살지 못할거라는 저주를 내렸고
이 저주에 대해 다른 마법사가
16세에 죽지는 않지만 사랑의 키스라야 깨어날 수 있는 깊은 잠에 빠지는 걸로
그나마 저주를 완화시켜준다.
그리고 16세 이후 100여년간의 깊은 잠..
공주는 (아마도) 잠이 들 때의 모습과 같은 모습으로 깨어났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공주는..
깊은 잠을 잤기 때문에 늙지 않은 걸까 아니면
저주를 완화시켜준 마법사가 '불사'라는 서비스에 '불로'라는 추가 서비스를 무료로 얹어 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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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잠에 빠져 있는 얼굴은 참 아름답다.
어린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자는모습에서
아름답다고 생각될만큼의 평온함을 발견한 적은 이제껏 한번도 없는 거 같다.
자고 있는 본인들은 잘 못 느끼겠지만
참.. 힘겨워 보이는 경우가 대다수라서.

전에 소설 '현의 노래'를 보는데
깊은 잠에 빠졌을 때 호흡이 깊어졌다가 잠에서 깨어날 무렵 서서히 호흡이 얕아지는 모습을
마치 물이 밀려들어오고 쓸려나가는 것처럼 그렇게 묘사한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그런 바다의 밀물 썰물같은 잠은 거의 못 자고 있을텐데..


그나마 그런 행복한 수면을 내 주변에서 찾아보자면
그건 우리 고양이들 얼굴에서다.


고양이의 수명은 길게 잡아서 15~20년 가량.
사람의 1/5 정도밖에 안되는데
그런데도 이녀석들은 그 짧은 life를 주로 주구장창 잠자는 걸로 보내버린다.


이녀석들이 잠을 자는 동안 녀석들에겐 대체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고양이들이 깊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의 몸상태는
어쩌면 빛의 속도로 여행하느라 지구인들과는 다른 시간을 보내고 올 미래의 우주인들 몸상태같을 수도 있고
(빛의 속도로 여행하는 경우 시간은 느리게 가니깐)
어쩌면 신선들이 바둑두는 거 잠시 구경하다가 금새 100년의 시간을 보내버린 사람 같을 수도 있을거라구.

그래서 이녀석들은 잠을 자는 동안
사람의 수명과 비교했을 때 부족했던 그 4/5의 시간을
어디에선가 따로 보내고 있는 걸수도 있겠다 싶어서.


따라서 위에 잠자는 숲속의 미녀 이야기도..
100년간의 '평온한 수면'덕분에 불사+불로 한거라고 결론내고 싶은데
생각해 보니 의식불명으로 주로 잠을 자며 세월을 보내는 환자들도
시간이 흐르면 외모는 늙어가니깐..
그렇다면 이야기 속 공주님의 불로현상은 그저
융통성있는 마법사덕이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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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그건 환자분들의 경우 몸이 아파서 평온한 수면을 못하고 힘겨운 수면을 하고 있어서 그런것이다!
평온하고 깊은 수면을 취하는 사람에게는 다른 시간이 펼쳐진다.
그런걸로 해두자구
ㅎㅎ

Posted by N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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