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설 무렵에 마련했던 캣트리를 버렸다.

이런 대형 폐기물은 시청이나 동사무소에 연락을 해서 버리는 거라고 함..


맨처음 이 캣트리를 구입할 당시에는

'고양이는 높은 곳을 좋아해' + '오르내릴 수 있는 장식물이 많은 것'

이 두가지만 생각했었는데

사용하다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이다음에 다시 캣트리를 산다면..


1. 1M정도 높이의 소형 캣트리..

캣트리로 높은 곳을 제공해줬다고 고양이들이 냉장고에 올라가는 걸 멈추거나 하진 않는다.

게다가 바닥에서 천장까지 고정되는 기둥형 캣트리의 경우..

집의 천장 높이나 천장의 재질에 문제가 있어서 제대로 고정이 안 될 수도 있다..

-우리집 천장이 낮아서 캣트리의 천장쪽 고정을 못시켰다... 점점 기울어져가던 캣트리 안습 ㅠㅠ


2, 청소하기 쉬운 캣트리..

대부분 합성섬유소재(털?)로 만들어진 캣트리는 날이 갈수록 불결해진다.

베개커버처럼 벗겨낼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기껏 해줄 수 있는 청소는..

털 치워주는 거랑, 살균 스프레이같은 거 뿌려주는 거랑, 레이캅으로 한번 긁어주는 거 정도..

행여 환희가 캣트리위에 헤어볼이라도  토해버리면 얼룩은 그대로 방치된다.

캣트리에 하우스라도 붙어 있으면 그 속은 정말 먼지+털구덩이가 돼 버려서(결국 고양이들도 하우스안엔 안 들어가게 됨..;)


3. 이상한 장식(하우스..터널..사다리..)같은 거 없이 튼튼한 캣트리

장식이 많아 봤자 고양이들이 그것들을 다 활용하진 않는다.

아무리 많은 장소들이 있어봤자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자리만을 애용할 뿐..

이번에 버린 캣트리에 앉을 수 있는 선반이 4개쯤 있었는데

애용되던 한 선반은 바닥이 다 뜯겨져서 구멍이 날 지경이 된 반면

나머지 세개는 글쎄.. 먼지만 앉은 듯..

하우스도 처음에 보기에나 좋지..

이 하우스가 캣트리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점점 찌그러진다.

하우스가 찌그러지면, 캣트리를 천장에 고정시키지 않았을 경우 캣트리 전체모양이 기울어지고

집안에 사탑하나 세워두는 꼴이 됨..


4. 돈이 좀 있으면 원목으로 된 캣트리..

뭔가를 버리는 건 항상 속상해서..

비싸더라도 버리지 않고 오래오래 쓸 수 있는 캣트리(원목으로 된?)가 좋지 않을까 해서..

게다가 원목으로 돼 있으면 청소도 편할 거 같고..

내구성도 좋을 거 같고..(기운다거나 찌그러진다거나 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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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해하기 위해 캣트리의 선반 하나를 바깥쪽으로 돌려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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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놓은 선반을 짚고 선 희동이..

이런 모습의 희동이는 왠지 우스꽝스럽다 .. 고양이다운 우아함(?)도 전혀 없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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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트리 분해하는 중..

favorite 선반위에 엎드려서 '여기가 내가 좋아하는 바로 그곳이 맞나' 확인해 보는 중인 희동..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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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쨌거나 녀석들은 신난듯..

지금 대체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까..?

자기들 놀이터 중의 하나가 없어지고 있는 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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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은 이런각도의 사진 찍어보고 싶었다..

뭔가를 깨무느라 냐옹이 눈매가 섹.쉬.해져버린 사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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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분해가 끝난 캣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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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의 favorite 선반..

바닥이 너덜너덜해져서 구멍이 날 지경(이 선반은 바닥 중앙에 판자가 없이 천으로만 덮여 있어서 녀석들이 좋아한 거 같음..편했을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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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만 그럴듯했지 전혀.. 거의 전혀.. 사용안하던 터널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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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만의 favorite place였던 해먹..

해먹도 청소하기가 참 곤란했다.

주머니 모양이라서 털제거도 어렵고, 스프레이 뿌리기도 어렵고, 레이캅으로 긁어주기도 어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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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분해가 힘들어서 그대로 내다버릴 예정인 하우스..

찌그러진 하우스를 보시라..

하우스 안에는 이미 먼지와 털이 한가득..!!

환희의 favorite place였는데 최근엔 환희조차도 안 들어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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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해된 캣트리가 고양이들한테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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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도 눈은 있지만..

사물을 인지하는 건 지능이나 뇌상태,뇌구조와도 관련이 되고..

(어린이들이 인지해서 그리는 사물은 어른이 인지해서 그리는 사물보다 단순하다거나..)

(한쪽 뇌에 문제가 생겼을 때 사물의 반쪽 밖에 못 그린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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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도 고양이의 경우는 '보는 것 <<< 냄새맡는 것'일 테니깐 분해된 캣트리에 대한 녀석들의 느낌은..

..'익숙한 녀석이긴한데 외모가 왠지 이상해져 버렸어...' 이런 정도의 느낌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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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희동이는 이날(3월 3일 밤) 분해된 하우스 안에서 잠을 잤다.(왠일로..!)

녀석...

그냥 새로운 위치에 놓인 하우스가 신기해서 그런거겠지...?




캣트리가 없어진 자리엔 책장이 하나 들어왔다.

그동안 책을 안사려고 노력했는데..

이사와서 2년정도 지나니깐 그래도 또 책이 조금 쌓여서 어쩔 수 없이..(책≒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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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난 3단짜리 주문한 거 같은데 왜 4단짜리가 왔지;;;  

3단짜리라야 녀석들이 오르내리는 재미도 있고 편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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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위가 편안한 자린지 아닌지..

감상하고계신 산타마마 ㅎㅎ




 

아무튼..

뭔갈 버리는 건..맘에 안든다.

처음에는 깨끗하고 보기만 해도 설레던 것들이

알게모르게 때가 타고 낡아서 어느 순간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건.. 참 맘에 안든다.


성의있게 만든걸 성의있게 오래오래 쓰고 싶다..


버리는 일은..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괴롭달까..


고작 캣트리일 뿐인데도 말이야..ㅎ

Posted by N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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