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Time regained

나가요~ 2009. 3. 2. 21:29



겨울의 막바지, economic crisis와 high exchange rate 덕분에 해외로 나가지 못하시고 제주도 다녀오셨다 아하하~



제주도를 처음 가 본 건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였다.



아마도 여미지 식물원 같은데 스타일 참 촌스러움 ..ㅎㅎ


그리고 대학교 때 두번 정도 갔었고..



2003년 졸업여행, 신라호텔 근처에서 사진만 찍고 지나감..ㅎㅎ




2004년, 밤새고 아침에 낚시하러 가서 찍힌 사진인데 평소의 나답게 아주 추레함.. ㅎㅎ


그리고 이번에 다녀온 건데..


이번에는 고등학교 때처럼 제주도의 전통적 관광코스(?)위주로 움직였다.
예전에 분명 가보긴 한 거 같은데 전혀 기억도 안 나고 해서...

막상 옛날의 그곳들을 다시 가 보니깐 연령별로 여행프로그램을 달리 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고등학생 정도일 때까지는 각종 테마 파크 위주로 해서 가면 좋을 것 같고
(테디베어뮤지엄, 소인국 테마파크, 프쉬케 월드 등등)
20대에는 스포츠, 레저 위주로 해서 가는 게 좋을 것 같고
(잠수함, 배낚시, 행글라이더, 우도, 해수욕장 등등)
전망 좋고 공기 좋은 데서 고기 구워 먹는 게 최고 라고 생각하는 나이가 되면
그때쯤에야 제주도의 전통적인 관광 코스(성산일출봉, 제주민속촌, 천지연폭포, 용두암, 주상절리 등등)를 찾는게
괜찮지 않을까 하고...

사실 어릴 때는 그 좋은데(이제는 정말 좋더라구..)가서 좋은 줄도 모르고 툴툴대기만 했는데
그럴바에야 각자에 맞는 여행을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고교 수학여행 때 간 곳은 대략
성읍민속마을, 산굼부리, 제주민속촌, 천지연, 성산일출봉, 만장굴, 여미지 식물원 (아.. 기억 안난다...)정도였다.
이번에 간 곳은 제주민속촌, 산굼부리,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천.제.연, 용두암, 일출랜드(미천굴) 정도였다.


아래는 이번에 사진..



산굼부리에서 보이는 한라산..





아침에 부시시한 모습으로 성산일출봉에 올라서..

수학여행 와서 여기 오를 때는 딱히 싫지도 힘들지도 않았지만
그저 분위기에 휩쓸려 '아, 올라가기 싫어'라고 짜증내는 척 한 것 같다.
그때는 그렇게 '척'을 한다고 바빠서 주변을 즐길 여유도 없었나봐..

성산항이 이 인근에 있을텐데(어쩌면 등뒤에 보이는 배경에 성산항이 있는 것일수도..)
몇 년전까지는 통영-성산 여객선이 있었다.
여객선으로 제주에서 통영까지 통영에서 제주까지 움직인 적도 있다
이제는 없어진 노선..



다들 쪽팔린다고 안 타겠다는데 부득부득 우겨서 말도 타 봄~







일출랜드는 만장굴 대신에 짧게 동굴을 볼 수 있는 미천굴을 보려고 간 곳이다.



동굴이 무너질까봐 이런 자연동굴을 꽤 무서워하는 편이었는데



제주도에는 벌써 꽃이 피고 있고~



선인장 보러 난방된 하우스 안에 들어가 보니 내 카메라 렌즈 후진거 다 뽀록나고~
(렌즈에 습기가 차서 자연 뽀샵처리 ㅎ)






고등학교 때 간 곳이 천.지.연인지 천.제.연인지 기억이 안 나서 그냥 제.연으로 온 건데
와 보니 처음 와 본 곳이었다..
"바닷가에 이런 계곡같은게 있는 것이 너무 신기했어요!!"
 +_+





 
섭지코지..
저 성당세트만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닐 것 같은데..
그래도 이번에 제주까지 가서 바다랍시고 제대로 본 곳은 여기랑 용두암 밖에 없구나..





제주공항 10분거리에 있는 용두암..





아무튼..
이번에 전통적인 코스 위주로 움직여서 그런지 고등학교 때 생각이 특히 많이 났다.
그때는 친구들이랑 다니는 게 그냥 재밌었던 거지,
풍경이 좋다느니, 공기가 좋다느니 그런건 전혀 중요하지도 않았고..
밤에 술마시고 주사하면 다음날 모다구리(이불 뒤집어쓰고 두들겨 맞는 거) 당하는 거고,
그냥 그런게 재밌었던 거지.
저기 위에 '고등학생까지는 테마파크 위주로 여행하는 게 좋고~'등등의 말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때 아무렇지 않은 척 흘려보내려던 주변이
지금은 또 그 나름대로 기억이 나기도 하니깐
실은 여행같은 거 어떤 식으로 하든 상관이 없긴 해.
이런 기존의 코스 위주로 다니다보면 땅이란 건 정말로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거 같은데
사람만 10년,20년 변해가는구나 쓸쓸하기도 하고..ㅎ








마지막으로 제주도에서 본 다른 동물들 사진 ^^




일출봉에서 본 새.







일출봉에서 본 토끼.







여미지 근처에서 본 야옹이.
눈빛을 보니 고달픈 삶에 찌들어 있는 거 같다
불쌍해 ㅠㅠ






저녁에 김포로 돌아오는데 비행기 아래로 서울시내의 불빛들이 너무 아름답게 보였다.
요즘은 주로 인천공항으로들 들어오고 그래서 서울의 야경을 볼 일이 정말 없었는데
빛공해든 뭐든 간에 아름다운 건 아름다운 거였어.
(그러고보니 예전에 제주 갈 때도 김포공항을 이용했을텐데, 그때는 야경이고 뭐고 전혀 관심도 없었던 거구나.)
(나 정말 삭막한 정서를 가지고 살았나봐..;;)








아, 그리고..



제주 갔다온 며칠 동안은
왠만하면 삼다수 마셔주고
오렌지랑 별 차이 안나는 싼거일지라도 한라봉 좀 먹어주고
그래야겠죠?
ㅎㅎ




Posted by N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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