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간의 설연휴..
고향에 내려가 있는 동안 고양이 녀석들이 집안에서 지낼 수 있게끔 준비를 해 줘야 한다.
그래서 출발 전날밤이나 출발 당일 새벽에 집청소, 선반위  물건 정리, 음식물 쓰레기, 쓰레기봉투 버리기 등등을 하면서
녀석들 사료를 자동급여되는 사료통에 가득 담아두고
자동급여되는 물통의 물도 평소보다 2,3배 많이 채워넣고
모래를 평소보다 많이 담은 화장실을 두 개 준비해 둔다.

그렇게 해 놓고 현관문을 잠그고 나오는데..
혹시나 무슨일이 생긴다 해도 나에게 연락이 오는데는 시간이 한참 걸릴테니깐 그냥 맘을 비워버린다.



그런데 이번에 귀성 버스안에서 저 녀석을 봤다.


버스 안에 개를 태우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오른쪽 발치에 보이는 이동장에 작은 개를 넣고 있다가 차가 출발한 뒤 나오게 하면
그래도 그럭저럭 데리고 다닐 수는 있다.
저녀석은 보니깐 기저귀도 차고 있더라구 ^^
아무튼 멍멍이도 반려인 따라 함께 귀성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가 우리집에 팽개쳐두고 온 고양이 녀석들 생각이 더 나기도 했다.
물론 개들은 낯선 환경에서도 지나치게 긴장하지는 않는 듯 해서 별 문제 없는데 비해
고양이들은 저런 환경에 갑자기 놓아둔다면 완전...
반려인의 팔 안쪽으로 파고들어서 으르렁 거릴 거라고 예상되므로
어디 자주 데리고 다니는 게 썩 좋은 일은 아니라고도 생각한다.

이런경우에...
녀석들이 무사하게 잘 있는지 전화라도 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잊어두기로 맘 먹었는데도 문득문득 떠오를 때는
'아, 희동이 녀석한테 전화해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아직도
무심코, 정말 무의식적으로 하곤 한다.


만약 고양이들과 정말로 전화통화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쉬크 야옹이들은 아마도 이러겠지..






하지만 속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말은 그렇게 해도 속으로는 이러겠지..




3박4일만에 돌아온 집은 거의 깨끗한 상태였고
사료도 아직 많이 남아 있고,
화장실도 아직 간신히 쓸만한 상태..



그래도 겨울이니까 3박4일이나 집을 비울수가 있지, 여름이면 이렇게 버려둘 수 없어요.

Posted by N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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