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은 고향에 돌아와서 맡은 음식냄새(커피향이었을 수도... 아니, 빵굽는 냄새였던가;;)와 함께

당시의 추억속으로 빠져든다.


영화 '아메리칸 뷰티'에서 케빈스페이시는

사람이 죽는 순간엔, 자기가 살아왔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고 했다.


하지만 주마등처럼 스쳐갈 기억이든 익숙한 향기를 타고 문득 찾아들 추억이든

그런 시간들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럼,

죽을 때도 좀 더 빨리 빨리 의식이 소멸해 버릴테고,

커피향이든 빵냄새든 그저 특별할 것 없는 커피향이고 빵냄새일 뿐일것이다.


슬로모션처럼 천천히 지나가게 해서 하나하나 음미해 보고 싶은 시간들..

그에 비해 아무런 맛도 향기도 안 느껴지는 시간들..

추억이나 기억이 될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건 결국

자기가 그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문제인 거 같다.

항상 충만한 시간을 보내는 게 쉬운일은 아니겠지만..


그래서..

저-번 주말에 어쩌다가 희동이랑 쪼끔 찐~한 시간을 보냈다 ㅋㅋ





정말 오랜만에 하루 종일 집에서 쉬면서 책을 읽었는데

희동이 녀석이.. 주변에서 얼쩡거리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희동이 입장에선 오랜만에 들어온 이 방.

(빨래 건조때문에 방문을 항상 닫아둬서... ;; 게다가 건조기간은 보통 1주일이상, 어쩌면 2주일이 될수도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곳저곳에서 내 눈치를 보다가



어느샌가 소파등받이에 슬쩍 올라와 앉은 희동이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재미없는 책따위보단 희동이에게 더 관심이 간다.

집요하게 사진 찍기 시작!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엉덩이 사진은 허락받고 찍을 것.

1. 털은 꼭 털결대로만 만질 것.

1. 앞발 잡는 거 싫으니까 제발 좀 제 발이나 보고 흥분할 것.

뭐, 이런 뜻일까? ㅋㅋ




희동이가 좀처럼 이 방에서 안 나간다.

이 위치에서 밖을 내다보는 게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계속 자세를 바꿔가면서 소파위에서 놀고 있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덕분에 책 읽는 동안 발바닥이 따뜻했어 ㄳㄳ

ㅎㅎㅎ



발이 좀 낯설어서 맘에 안드는 모양인데 -.-

그렇다면 니가 좋아하는 내 손은 어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좀 도도하게 굴어보라구..!

금새 좋다고 헤롱헤롱..





책을 읽는 동안 하루해도 조금씩 기울기 시작하고 내 옆에 있는 고양이는 잠을 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희동이 넌 너 자신을 너무 몰라..

내생각에 니가 잠을 자려면 좀 더 넓은데로 가야 할 거 같은데~



으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아아아..

고양이앞발, 하악하악~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시보니 그냥 내옆에서 그대로 자도 될듯~

ㅎㅎ







아무튼

정말 오랜만이었다.

희동이랑 이렇게 오랫동안 부비부비(?) 한 건.

그동안은 주말이 왜그렇게 바빴던 걸까?


그래서  난 아마도

이 날  읽은 책을 다시 보게 될 때면 왠지

발바닥에 닿은 희동이 털의 감촉이 생각날 테고..

희동이녀석은 내 옆에 있었던게 어땠을지 .. 모르겠다.

뭐..

그런거지 ㅎ




자..

그래서 나랑 희동이가 이렇게 아름다운 기억을 만들어 가는 동안

↓당신들↓은 대체 뭘하고 있었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환희!


몇시간 동안이나 옆방에서 책 읽고 있는 동안 한번 들여다보지도 않는 건 너무하잖아!

안그래?






아 근데 ..

그날 하루종일 읽었던 책 제목이 뭐였더라 ^^;; 

[출처] 시간속의 향기|작성자 환희동네

Posted by Nav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