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영화에 대해 진지하게 인식을 한 건 친구집에 잔뜩 있던 인도영화DVD 표지를 보면서 부터다.
그 친구는 국제봉사단? 협력단? 같은 것을 통해 네팔에 2,3년간 머물렀는데
그 동안 인도 문화를 잔뜩 흡수하고 왔고, 인도영화 DVD역시 그렇게 그 친구에게 흡수돼 온 것..
DVD표지의 느끼한 표정과 옷차림을 한 사람들을 보고 '뭐야..;;;'라고 하는 나에게
내 반응이 의아하다는 듯 '노래가 정말 좋다'라든가 '춤도 정말 잘 춘다'라고 긍정적인 반응 일색인 친구의 모습이
'인도영화 한번 볼까?'하는 기분을 일으킨 것이다.

그래서 '춤추는 무뚜'라는 꽤 이름을 들어본 인도영화를 한번 보긴 했는데.
아.. 아.. 아..
이건 뭐.. 아무때나 난데없이 댄스댄스
추격전 끝에 난데없이 댄스댄스
느끼한 남자주인공 포스 ㅎㄷㄷ
어린시절엔 참 맘에 안들었던 헐리우드 뮤지컬 영화랑은 비교도 안될만큼 이상하다...
..고 생각했었다

개봉한지 꽤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상영되고 있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보통사람들이 받아들이기 불편해 하는 인도의 어두운 현실을
퀴즈쇼를 통한 빈민가 청년의 인생역전이라는 포맷속에 집어넣고 그걸 순애보 로맨스와 섞어서
그렇게 우리 보통의 영화관객들이 소화하기 쉽게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오직 퀴즈쇼를 통해서만 어찌어찌 흝어 본 자말의 인생이지만
반대로 오직 자말의 팍팍한 인생여정만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있다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면
지금 소화하기 쉽게 요리된 현실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남자주인공, 저정도면 꽤 훈남이고
영화속에서 느끼한 아저씨가 노래하면서 춤을 춰대는 그런 장면은 없었다.
그래, 이 정도면 인도영화도 받아들일 만하다..
라고 생각하면서 마지막 장면, 기차역에서의 키스신 엔딩을 감상하려고 하는데
왠걸...
느닷없이 요란한 음악이 터져나오면서
말그대로 산통을 깬다...
비록 산전수전 다 겪었다지만 어딘가 순진해 보이던 자말은 대체 어디로?
완전 캬바레의 선수납셨네
춤을 왜 그리 잘 춘대니?
역시 인도영화, 남자주인공 댄스실력ㅎㄷㄷ
그래, 영화보고 나가던 어떤 언니도 그러더라
'근데 마지막에 정말.... 깬다 ㅋ'
그나마 영화가 한창 진행되던 중에는 잠잠하다가 마지막에 춤 한판 추는 걸로 끝낸건
이 영화가 실은 영국영화라서일까









그나저나 영화 나름 좋았단 말을 저렇게 밖에 표현못하는 난 정말 ^^








인도영화의 '느닷없이 댄스댄스'에 대해 생각해봤다.
퀴즈쇼의 사회자도 자연스럽게 어깨춤을 추는 모션을 하는 장면이 나오긴 했는데
이 댄스댄스장면이란 건
관객들이 조금 간지러운 기분이 든다 싶을 때 그걸 터뜨려주는 역할을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인도에서 영화배우하려면 잘생긴 외모 + 출중한 댄스실력을 갖춰야 한다는데
그건 영화 도중 적어도 3,4번은 춤을 쳐 줘야 되고
그럼 영화관의 관객도 일어서서 같이 춤을 추는 거고...

뭐 이런 얘기는 꽤 옛날에 들은 거니깐 요즘은 안 그럴 수도 있겠지








난 사실 집에서 고양이들과 느닷없이 댄스댄스 하는 사람이다...



이 댄스댄스는..
야옹이와 나 사이의 거리가 마치 백만킬로는 떨어져 있는 듯한 기분이 들 때
닥치고 run to you
닥치고 댄스댄스
그렇게 녀석들 앞발을 잡고 으샤으샤
비어있던 우리들 틈에 뭔가 정전기 같은 걸 발생시켜서
어색함을 지워버리려고 애를 쓰는 행위같다는 느낌..

이 댄스댄스는 내가 먼저 시작한 건 아니고
어릴 때 아버지가 고양이 데리고 춤추는 걸 자주 봐서 그래서 따라하게 된 거 같다.
...근데 설마 이런 댄스댄스도 고양이 학대?

그렇게 볼 것까지야..;;
하하..
Posted by N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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